김동연 웹자서전

10화(마지막화) “명사형 꿈에서 동사형 꿈으로”

안산율남매아빠 2022. 5. 26. 10:50

<김동연의 웹자서전 10화(마지막화) “명사형 꿈에서 동사형 꿈으로”>

퇴직 후 수많은 정치권의 영입제한이 있었지만 그길로 바로 가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기 위해서였다. 대한민국의 세 가지 문제는 국가 과잉, 격차 과잉, 불신 과잉이다. 이 문제들이 발생하는 핵심 원인은 한국이 기득권 공화국이라는 점이다. 승자독식구조가 똬리를 틀고 앉아 있고, 거기에 기득권이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다. 승자독식의 기득권 공화국을 깨고 기회의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고 믿었다.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2년 넘게 전국을 다니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대한민국이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는 절실한 생각이 커졌다.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데,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왜 기회가 없을까? 왜 주어진 기회조차 불평등할까? 우리사회의 대부분은 ‘기회’와 연결된다. 우선 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면서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니 부족한 기회를 놓고 투쟁이 벌어진다. 또한,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기회는 불평등하게 주어진다. 어떤 사람에게는 기회가 넘치도록 주어지고 어떤 사람에게는 지극히 제한적으로 주어진다. 기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다.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최소한의 안전망조차 제공되지 않아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기회를 찾기 어렵게 만든다. 바야흐로 우리는 ‘기회의 복합위기’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기회의 문이 모두에게 활짝 열린 ‘기회복지안전망’을 만들어 ‘더 많은 기회’와 ‘더 고른 기회’를 제공하고, 튼튼한 ‘기회복지안전망’을 만들어 국민 삶의 질을 보장하는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인구 1,390만의 최대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가 변하면 대한민국이 변한다. 특히 가장 힘든 시대를 사는 2030청년들에게 기회가 넘치는 ‘경기찬스’를 꼭 선사하고 싶다. 우리 청년들은 작은 기회라도 주어진다면 누구보다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 준비가 되어 있다.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 내 집 마련의 기회. 삶을 옥죄는 현실의 어려움으로 무언가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경기도를 기회가 강물처럼 넘쳐흐르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언젠가 지금의 내가 이십대 초반의 나를 만난다면 젊은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겠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내 인생에서 암흑기가 있다면 십대에서 이십대 중반에 걸친, 바로 남들이 청춘이라고 부르는 그 시절이다. 한줄기 빛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터널 속에 있는 것처럼 미래에 대한 아무런 희망이 없던 시절, 그때의 좌절과 패배 의식, 열등감 그리고 어깨에 놓인 너무도 무거웠던 짐 때문에 더할 수 없이 힘들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라면 감상적인 추억을 빼고는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이다. 그러나 그때의 나를 지금의 내가 만난다면 내가 해줄 말은 이렇다.
“괜찮아. 누가 뭐래도 인생은 정말 아름다운 것이야. 힘내.”
지금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출구 없는 깜깜한 동굴 속에 갇힌 기분이 들 수도 있다. 그래도 기어서라도 나와야 한다.
2006년 <타임>지가 매년 발표하는 ‘올해의 인물’로 ‘당신(you)'을 선정했다. 뜻밖이었다. 그동안은 주로 정치인, 기업인, 과학자, 군인 등을 그해의 인물로 뽑았기 때문이다.
“그렇습니다.‘당신’입니다. 당신이야말로 정보화 시대를 통제합니다. 당신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타임>은 표지에 이렇게 요약하면서 ‘당신’이 글로벌 미디어 영역에 파고들고 디지털 민주주의의 기초와 틀을 세웠다고 했다. 이 때가 벌써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즈음이니 세상 변화의 방식마저 바꿔놓을 주체가 바로 ‘당신’이 될 것이라고 일찌감치 예측 한 것이다. 변화의 주체는 ‘당신’, 즉 ‘나’이어야 한다. 당신이 모이면 ‘우리’가 되고, 우리가 모이면 ‘시민’, ‘도민’, ‘국민’이 된다. 이제는 기득권, 중앙, 직업 정치인, 고위관료, 재벌, 대기업이 아니라 서민, 청년, 변방, 자영업자, 중소기업인, 농민, 학생, 학부모들이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부터 시작하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관료로, 특히 평생 공직에서 일한 사람은 이 사회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책임지는 일을 이제 시작하려 한다. 퇴직 후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만났던 분들, ‘전에는 나라가 국민을 걱정했는데 이제는 국민이 나라를 걱정한다’ 던 어촌마을 어르신, 매출이 제로까지 떨어졌다는 중소기업사장님, 다음날 폐업한다는 수제비 맛집 사장님, 빨리 취업해 홀어머니를 도와야 하지만 취업이 쉽지 않다며 손편지를 건넸던 고3학생. 이들이 꿈꿨던 꿈을 이뤄드리기 위해, 그리고 앞서 간 큰아들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했던 아버지로 남기 위해....
그렇게 경기도부터 새롭게 바꾸는데 내 모든 것을 걸고자 한다.
- 끝 -
* 그 동안 ‘김동연의 웹자서전’을 구독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꼭 승리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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